[앵커멘트]

외국인 아내를 상습적으로 폭행한 한국인 남편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다문화 가정에서 벌어지는 가정폭력의 실태를 들여다 봤더니 문제가 심각했습니다.

박종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006년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시집 와 아이 한 명을 키우고 있는 35살 이 모 씨.

이 씨는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다 못 해 끝내 집을 나왔습니다.

이씨는 현재 보호시설에서 지내며 이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이 씨의 경우처럼 외국인 아내를 상습적으로 폭행한 한국인 남편 15명을 적발했습니다.

[인터뷰:설진쾌, 경남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불륜 관계를 의심해서 폭행하거나, 부부관계가 원만하지 못해서 폭행한 경우, 심지어는 원하지 않는 임신을 했다고 해서 협박한 사례도 있습니다"

이주여성긴급지원센터 집계 결과 지난해 이주여성 5,744명이 가정폭력 문제로 상담을 받았습니다.

또 상담을 받은 이주여성 수는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더구나 가정폭력 문제로 상담을 받은 비율은 전체의 12%로 17가지 상담 항목 가운데 4위를 차지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입니다.

여기에 두려움 등으로 외부에 알리지 않는 경우를 감안하면 가정폭력으로 고통 받는 이주여성이 더 많을 거라는 분석입니다.

[인터뷰:승해경, 경남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실제로 센터를 이용하지 못 하는 여성들이 있습니다. 경찰에 신고해야 되는 것도 모르는 여성들이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상담소에 집계된 것보다는 더 많은 다문화 가정이 폭력에 노출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문화 가정에서 벌어지는 가정폭력 문제.

정확한 실태 파악과 함께 대책 마련이 절실합니다.

YTN 박종혁[johnpark@y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