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말 현재 우리나라에 체류하는 외국인은 117만1220명이고 이중 21만596명(18.0%)이 불법체류자다. 법적으로는 당연히 단속 대상이다. 하지만 불법체류자 문제를 단속과 추방으로 해결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 세계화시대의 현실이다.

양혜오 이주여성인권연대 정책국장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이라는 개념은 민족이나 핏줄을 따지기보다 그 사회에서 서로 상호작용하며 소통하는 사람을 포괄하는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이주민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공존하는지가 화두인데 지난 1년 동안 우리 정부는 거꾸로 가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3월 법무부 업무보고에서 “불법체류 노동자들이 활개치고 돌아다니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 이후 정부는 대대적인 합동단속을 시작했다. 지난 11월 말까지 단속된 불법체류 외국인은 2만9815명으로 연말까지 3만명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2만2546명)에 비해 33%가량 늘어난 수치다.

문제는 정부가 강경대응에 나서면서 인권침해·불법적 단속의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출입국관리법에는 불법체류자 단속시 먼저 신분을 밝힌 뒤 영장을 보여주고 사업주에게는 사전허가를 받도록 규정돼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단속에서 이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정책도 강경 일변도다.

법무부는 영장 없이 불심검문과 단속이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의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지난 9월 국민경쟁력강화위원회에서는 이주노동자들의 기숙사와 식대를 임금에 포함시키는 방안도 나왔다.